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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시(詩)와 인생 본문

좋은시

시(詩)와 인생

설악산곰 2024. 5. 30. 03:47

시(詩)와 인생 .......................

    이력서쓰기                                                                          비스와바 쉼보르스키

무엇이 필요한가? 신청서를 쓰고 이력서를 첨부해야지. 살아온 세월에 상관없이  이력서는 짧아야 하는 법. 간결함과 적절한 경력 발췌는 이력서의 의무 조항. 풍경은 주소로 대체하고, 불안전한 기억은 확고한 날짜로 탈빠꿈 시킬 것. 결혼으로 맺어진 경우엔 사랑으로 취급하고 그 안에서 태어난 아이만 자식으로 인정할 것.

내가 누구를 아느냐보다, 누가 널 아느냐가 더 중요한 법. 여행은 오직 해외 여행만 기입할 것. 가입 동기는 생략하고 , 무슨 협회 소속인지만 적을 것. 업적은 제외하고, 표창 받은 사실만 기록할 것. 이렇게 쓰는 거야. 마치 자기 자신과 단 한번도 대화 한 적 없고 언제나 한 발자국 떨어져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해 왔던 것처럼 .

개와 고양이, 새, 추억의 기념품들친구, 그리고 꿈에 대해서는 조용히 입을 다물어야지. 가치보다는 가격이, 내용 보다는 제목이 중요하고 네가 행세하는 ‘너’ 라는 사람이  어디로 가느냐 보다는 네 신발의 치수가 더 중요한 법이야. 게다가 한쪽  귀가 잘 보이도록 찍은 선명한 증명사진은 필수. 귀 모양이 어떨게 생겼는지가 더 중요하지.

그런데 이게 무슨소리? 이런, 서류 분쇄기가덜그럭거리는 소리 잖아.

 

      단어를 찾아서                                                                      비스와바 쉼보르스키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사전에서 훔쳐 일상적인 단어를 골랐다.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그 어느 것도 적절치 못하다.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그 단어는 화산 같아야 한다. 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되어야 한다.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 끓는 증오처럼. 나는 바란다. 그것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를. 고문실 벽처럼 피로 흥건하게 물들고, 그 안에 각각의 무덤들이 똬리를 틀기를,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기를,

​그들이 누구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 내가 듣는 것, 지금 내가 쓰는 것, 그것으론 충분치 않기에. 터무니없이 미약하기에. 우리가 내뱉는 말에는 힘이 없다. 그 소리는 적나라하고, 미약할 뿐. 온 힘을 다해 찾는다. 적절한 단어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마리아비스와바 안나 쉼보르스카( Maria Wisława Anna Szymborska, 1923년 7월 2일 ~ 2012년 2월 1일)는 폴란드의 여류시인*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 쿠르니크(Kórnik) 근교의 소도시 브닌(Bnin)에서빈첸티 브와디스와프 쉼보르스키(Wincenty Władysław Szymborski)와 안나 마리아 로테르문트(Anna Maria Rottermund)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어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나 중퇴했다. 그 후에 그녀는 몇 년 간의 세월을 주간지를 편집하면서 보내왔다. 심보르스카는 그 후의 시집을 정치적보다 자신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러나 그의 첫 시집《그것이 우리가 사는 목적이다》(1952년)는 공산주의의 큰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1957년에 발간한 《예티를 부르며》에는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지긋지긋한 눈사람과 비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녀의 다른 시집으로는 《100번의 즐거움》(1967년), 《다리 위의 사람들》(1986년), 《모래알과 함께한 전경》(1995년)과 《개의 1인극》(2005년)이 있다. 그녀의 산문집은 2002년 《요구하지 않은 낭독》으로 출판되었다.

그녀의 수고하고 재치 있는 시구는 대인 관계와 매일 인생의 괴상함과 비기대적인 차례를 강조하고 있다. 그녀는 또한 공산주의 체제와 근대 사회에서 개인주의에 대한 위협을 탐험하기도 하였다.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2년 폐암 투병 중 향년 88세를 일기로 고인이 되었다. (출처, KBS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 낭독)

오늘은 설악산곰도 비스와바 쉼보르스키처럼 인생자서전 인생 이력서쓰기를 해 보고싶다. 나무관세음 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