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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쏜살같이 빠른세월.오비토주(烏飛免走)..까마귀날고 토끼가 내 달린다 본문

좋은글

쏜살같이 빠른세월.오비토주(烏飛免走)..까마귀날고 토끼가 내 달린다

설악산곰 2023. 2. 28. 01:22

흘러가는 시간, 살아가는 세월이 사람마다 같을 수는 없다. 어린아이나 일상(日常)에 시달리는 일부 젊은층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월이 언제 지났는지 놀랄 때가 많다. 새해가 다가왔다고 해돋이 명소를 찾으며 환호하다 어느새 다시 설날을 맞는다.

세월이 빨리 지나는 것을 나타내는 멋진 말들이 많다. 물같이 빨리 흐른다고 하여 세월유수(歲月流水)니 광음여류(光陰如流),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스쳐 지나는 세월이라며 백구과극(白駒過隙)하는 식(式)이다. 계묘년의 올해 토끼가 등장(登場)하는 같은 의미의 사자성어도 있다. 까마귀 날고(오비烏飛) 토끼 달린다(토주兎走)는 쏜살같이 빠른 세월을 비유했다. 토주오비(免走烏飛)로 순서를 바꿔도 같은 말이다.

금빛 까마귀(금오金烏)는 태양에 산다는 삼족조(三足鳥)를 말한다. 중국전설에 열(10)개나 됬던 해(太陽)가 만물을 타고 날을때 동이족(東夷族)의 명궁(名弓) 예(羿)(예는 사람이름)가 아홉개의 해를 쏘아 떨어뜨려 지금의 해가 유일의 태양이 됬다고 했다. 떨어진 해는 발이 세 개인 까마귀로 변하여 고구려 고분(古墳)에도 등장한다.

후한(後漢)의 왕충(王充)은 ‘논형論衡)’에서 달(月)에는 두꺼비와 함께 토끼가 산다고 하여 월중유토섬서(月中有兔蟾蜍)라했다. 서(蜍)는 뚜꺼비서(蜍),계수나무 아래서 떡방아를 찧는 우리의 옛이야기와 닮았다. 오늘날 어린이들은 아무도 믿지 않겟지만 여하튼 금오옥토(金烏玉兎)라하면 해와달(日月)을 함께 가르킨다. ‘해의 상징인 까마귀가 날고 달을 나타내는 토끼가 내 달리는 듯하다’라는 표현은 시(詩)구절(句節)에서 사용되어 세월이 빨리 흘러가는 것을 나타냈다.

당(唐)초기의 시인 한종(韓琮)은 ‘해(日)는 멀리날고 달(月)마저 달려가니 검은 수염이 오래도록 검을수는 없구나’ 금오장비옥토주(金烏長飛玉兎走) 청염장청고무유(靑髥長靑古無有)라고 춘수(春愁)에서 노래했다. 후당(後唐)의 장남걸(莊南傑)도 ‘상가행(傷歌行)’에서 읊는다. ‘달과해가 달려도 마주칠일 없내, 세상사 똑 같이 번개처럼 빨리도 변하는구나! 토주오비불상견(免走烏飛不相見) 인사의희속여전(人事依稀速如電)’태양속의까마귀와 달속의토끼가 밤낮으로 자리를 바꾸며 지나가는 것이 시간의 흐름으로 봤다.

새해가 밝았어도 국내외(國內外)에서 들리는 암담한 소식에는 더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展望)뿐이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時計)에 관심 없다고하고, 무엇을 손 곱아 기다릴 때는 시간이 흐르지 않아 안타깝다 하지만 이처럼 좋지 않는 일만 겹치고 닥칠때에는 순식간(瞬息間)에 시간이 지나가길 바란다.

교활(狡猾)한 토끼라 손가락질 해도 ‘어려움이 닥칠 때 은신처를 세곳이나 마련한다’는 교토삼굴(狡免三窟)의 지혜는 얼마든지 배울 일이다. 벽암록(碧巖錄)에서 선승(禪僧)조주(趙州) 가 ‘온 세상 온 천지 해와달(日月) 가는곳 동서남북(東西南北) 오비토주(烏飛免走) 모두 도(道) 아닌곳이 없다고 했으니 희망(希望)을 가져봐야겟다. (글, 안병화 전 언론인) 엊그제같은 계유(癸酉)년 첫날이었는데 벌써 두 달이 흘렀구나!

                                                          장가계   천개산   육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