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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망난이 이놈! 천방지축(天方地軸)기고만장(氣高萬丈)...(오현 스님법문) 본문

불경

망난이 이놈! 천방지축(天方地軸)기고만장(氣高萬丈)...(오현 스님법문)

설악산곰 2023. 8. 2. 00:20

망난이이놈!천방지축(天方地軸)기고만장(氣高萬丈)허장성세(虛張聲勢)로 살더니, 네놈 발밑에 털이나고 이마에 뽈이 돋았구나!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理致)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거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님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겁게 행동하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 조심하고,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내마음 바람처럼 돌려도 보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도 알고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지혜(智惠)롭게 사는 것이노라! 이놈 망난아! 이제 정신이 좀 드느냐? (낙산사 홍련암 법회에서)

나이 들어가니 유난히 황혼(黃昏)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쓰게 된다. 그 안에는 기쁨보다 아품이, 즐거움보다 서글픔이 진하게 깔려있어서 나를 당혹하게 만든다. 빠른 시간의 흐름속에 벌써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 고희(古稀)의 나이를 지나 미순(米順)으로 향하고 있다. 황혼, 저녁노을 이라는 아쉬움의 시간속에 머물게되고 젊은 날에 회상에 빠져든다. 이제 살아갈 날들이 길지 않다는 두려움이 있음을 잘 알지만 나는 황혼이란 참으로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젊음은 예쁘고 화려하지만 황혼은 아름답고 신비하다.

지나간 삶이 무엇인줄 알고, 외로움이 무엇인줄 알고, 사랑이 무엇인줄알고, 사람이 무엇인가를 배웠다. 추억을 가꿀줄 알고, 고독의 의미를 알고, 오늘의 가치가 내일을 준비하는 이유가 있어서 더 깊이있게 생각할줄 알기 때문이다.

높고 높은 파~아란 하늘처럼 뜨거운 폭염을 가셔내고 빨간 병풍으로 온 산을 물들인 늦가을 풍경처럼 황혼은 아름답다. 그 풍경에는 익힌 세월의 따뜻한 배려가 있고, 이웃사람들 껴안는 온기가있고, 자신을 추수릴 수 있는 용기가있고, 항상 고였다가 흐르는 사랑의 강물이있기 때문이다. 황혼!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 한여름 무더위에도 서로를 사랑하며 여유있는 황혼의 길을 걷고 싶다. 환한 햇살을 함께 나누며 아품을 뒤로 한 채 오늘도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외치고 싶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진정 사랑합니다. 망난이의 세월은 아주 먼 옛날 이야기였습니다. (멋있는글 각색, 설악산곰)

홍련암부채와 내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