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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수행자(修行者)의 삶 본문

좋은글

수행자(修行者)의 삶

설악산곰 2024. 6. 7. 04:01

수행자(修行者)의 삶.  참 수행자는 "수행자"라는 상(相)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일 것이다. 또한 참된 종교인은 종교로부터도 자유로운 사람이다. 어떤 틀에 갇히지 않은 사람이다. 진리는 일정한 틀을 정해 놓지 않는다. 어떤 틀을 정해 놓고 이대로만 행한다면 진리인데 이 틀을 한 치라도 벗어나면 진리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건 우리의 삶을 구속하는 억압이지 진리의 자유성이 아니다.

수행하면서도 "내가 수행한다"는 그 생각조차 놓고 비우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집착을 버리는 방하착의 수행을 실천하는 사람이 스스로 "집착을 놓아야 한다"는 한 생각에 걸려 있으면 그 사람은 놓음을 되려 잡고 가는 사람이고 그것이 오히려 더욱 큰 집착을 가져온다. 놓고 가면서 그 놓는다는 한 생각도 다 놓고 가야하고 수행하면서 수행한다는 그 생각도 다 놓고 가야 한다.

수행을 하는 사람이 수행 안 하는 사람을 볼 때 우쭐한 마음이 생긴다거나 나 잘난 마음이 올라온다면 나는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상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제 스스로 수행자라는 틀에 얽매여 있는 어리석고도 위험한 사람이다. 세상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학벌이나 직장 좋은 사람이 혹은 더 많이 배운 지식인이 스스로 우월감을 가진다거나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향해 비웃거나 얕잡아 본다면 그건 전혀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상(相)을 내는 것이 무서운 줄을 알아야한다. 수행자라는 것도 하나의 분별심일 뿐 수행자라는 분별이 있으니 수행자 아닌 사람을 얕보는 마음도 생기고 나는 수행 안 하는 사람하고는 다르다는 차별의 마음도 생기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수행자다운 성직자다운, 종교인다운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그것이 또 다른 하나의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 그저 평범한 내가 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수행자는 이래야 한다는 틀이 정해져 있다면 그래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수행자답게" 살려고 애쓰고 노력한다면 그 때 우린 참 수행자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구도자답게 사는 것은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닐까. 누구처럼도 아니고 깨달은 사람처럼도 아니며 누구 눈치를 볼 것도 없고 어떤 관념의 틀에 사로잡힐 것도 없이 그저 온전한 나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수행자의 참 모습이 아니겠는가. 나 답게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수행자다운 삶일 것이다.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