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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기왕(旣往) 늙는다면 추(醜)하지 않게 늙기로 하자 1 본문

노인학

기왕(旣往) 늙는다면 추(醜)하지 않게 늙기로 하자 1

설악산곰 2024. 7. 13. 04:18

늙는다는 것. 평균수명(平均壽命)의 신장(伸張)으로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이젠 ‘생로~병~사’가 되었다. 늘어 가는 기간이 상대적(相對的)으로 길어 졌으니 노(老)가 길어진 것이고, 마지막 평균(平均) 10년을 아프다가 세상(世上)을 뜬다 하니 병(病)도 길어진 셈이다. 옛날에는 환갑(還甲)을 넘기는 이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90넘게 산 사람들도 있었다. 한문(漢文)에서 50대를 ‘애년(艾年)’이라 부른다. ‘쑥 애(艾)’자인데 쑥의 잎이 위는 파랗지만, 잎의 뒷면은 흰빛을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터럭이 희어지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60대를 ‘기년(耆年)’이라 부른다. ‘老’자에 ‘달 감(甘)’자를 붙여서 만든 글자가 ‘늙은이 기(耆)’자다. ‘단 것’을 좋아하던 사람도 60대에서는 단 것을 찾는다. 60대엔 근력(筋力)이 딸리기에 생기는 인체(人體)의 반응(反應)이다. 군인(軍人)들의 비상식량(非常食量)에 초콜릿이 포함된 것과 같은 이치(理致)이다. 옛날엔 홍시(紅柿)나 곶감이 노인들이 즐겨 먹던 간식이었다. 홍시에 관한 '박인로(朴仁老,1561~1642)'가 지은 ‘조홍시가(早紅柹歌)’가 있다.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1561~ 1613. 조선 중기의 문신. 영의정)이 접대(接待)로 내놓은 감을 보고, '박인로'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은 시(詩)라 한다. “반중(盤中) 조홍시가(早紅柹歌)가 고와도 보이 나다. 유자(柚子)는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서러워하나이다.” “소반 위에 일찍 익은 홍시가 곱구나. 유자는 아니라도 훔쳐가고 싶은데 훔쳐간들 반길 이(어머니)가 없어서 서럽다.”

위의 유자(柚子)는 중국(中國) 오(吳)나라의 여섯 살의 육적이 원술의 집에서 접대(接待)로 내 놓은 유자귤 세 개를 슬그머니 품 안에 숨겨 나오다가 발각이 되었는데, 모친(母親)에게 갔다 드리려고 했다는 ‘육적회귤(陸績懷橘)’이라는 고사(故事)에서 인용(引用)한 것으로 효(孝)를 이야기 할 때 종종 인용된다. 늙는다는 게 뭘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한 여정(旅程)이다. 어디 인간뿐인가?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動植物)은 물론 바위도 천(千)년이 지나면 그 모습을 잃게 된다.

누구나 늙어가는 모습을 숨길 수 없다. 가끔 Reverse Aging(거꾸로 더 젊어지게) 한다는 화장품(化粧品) 광고를 보지만, ‘아인슈타인’이 말한 Time Machine(존재하지도 않지만) 외에는 우리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 늙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곱게 늙는 수’ 밖에 없다. ‘공자(孔子)’는 나이 60을 이순(耳順)이라 했다. 이순에 대하여는 여러 해석(解釋)이 있으나 귀(耳)가 순(順)해 진다니, 남의 비난(非難)을 들어도 발끈하지 않고, 칭찬(稱讚)을 들어도 들뜨지 않는다. 가 이순의 옳은 해석일 것이다.

공자의 말년은 형편이 좋지 않았다. 말이 주유천하(周遊天下)지 직업(職業)을 구(求)하려고 10여년을 여기 저기 돌아다녔으나, 그를 알아주는 제후(諸侯)가 없었다. 또 아들의 죽음에서 인생의 허망(虛妄)을 보았다. 그럼에도 그는 이순(耳順)이라 했다. 이순(耳順)이란 마음의 여유(餘裕)를 말한다. 주머니 사정(事情)이 안 좋을 땐 돈 쓸 곳에 가지 않는 한 누구든 눈치 채지 못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언행(言行)이 경박(輕薄)해져서 주위(周圍) 사람들로부터 경원(敬遠)의 대상(對象)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