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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치매 할머니와의 아침 약속 본문

나의생각

치매 할머니와의 아침 약속

설악산곰 2023. 6. 20. 04:10

유난히 바쁜 어느날 아침, 8시30분 되었을 때 80대의 할아버지가 엄지손가락 봉합칩을 제거하기위해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9시에 약속이 있다며 빨리 치료해 달라고 의사에게 무척 재촉하였습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바이털 사인을 체크하고 상황을 보니 모두들 아침 출근전 이라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초해 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의사는 직접 돌봐드리기로 했습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상처를 치료하며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에요?” 할아버지는 의사에게 대답했습니다. “요양원에입원중인 아내와 아침 식사를 해야합니다” 할아버지의 아내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궁금하여 다시 물었습니다 “ 어르신이 약속시간 늦으시면 할머니가 역정을 내시나 봐요?” 그런데 할아버지의 대답은 뜻밖이였습니다 “아니요, 제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지 5년이나 되었어요” 의사는 더 궁금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하는데도 매일아침 요양원에 가신다는 말입니까?”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지난 5년동안 아내는 나를 못 알아봤지만 나는 아직 아내를 알아볼수 있다오”

노 신사가 치료를 받고 병원을 떠난지 의사는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아야했다. 내가 그토록 찾아왔던 진정한 사랑의 롤 모델을 드디어 발견했다는 기쁨에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것이 진정 아름다운 삶 아닐까요? 사랑 받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 이런걸두고 하는 말 이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육체적인것도 로맨틱한 것도 아님니다.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진심의 사랑을 나누어 보세요. 이것이 행복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파이팅!! (좋은 메일 옮김)

설악산곰의 아파트 12층 할아버지는 위의 이야기보다 더 진한 감동 사랑으로 황혼을 사시고 계십니다. 설악산곰이 할아버지 만난지 벌써 15년. 할아버지 부부는 금년 93세동갑, 같은 직장 커플로 만나서 70년을 한결같이 사시고 계십니다. 할아버지는 서울의 유수한 대학을 나오신후 통역장교로 6,25를 겪으시고 서울 산업은행에 입사하시여 직장 동료였던 할머니를 만나셨고 은행장을 끝으로 은퇴하신 전형적인 뱅커입니다.

15년전 속초에 이사(移徙)하시여 지금까지 설악산곰과 대화를 나누고있습니다. 아버지같은 연세임에도 항상 깍듯한 존댓말, 한번도 흐트러짐이 없는 멋쟁이 인텔러젼스. 3년전까지만 하여도 할머니와 필드에 나가시고 영랑호 산책도 하셨는데, 이제는 할머니 거동 불편하여 할아버지가 손수 개발한 당신의 레시피 양식으로 끼니를 해결하시고 청소며 빨래, 할아버지가 직접 하시고 계십니다. 가끔 도움이의 지원을 받고 계신다고는 하나 거의 할아버지의 노력으로 노(老) 부부의 삶을 사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오래된 검정색 에쿠스 자가용으로 아직도 손수 운전, 신세계 마트에서 식재료 구입하시고, 멋쟁이 할머니 펌 하신다고 하면 할머니를 당신 차로 모시고 시내 가장 비싸다는 헤어 디쟈이너 미용실에 다녀 오시곤 한답니다. 참으로 경탄할만한 할머니 사랑.

가끔 설악산 곰, 나의 여자친구가 만들어준 해삼죽 가지고 방문하면 반가이 맞아 주시면서 “국장님! 나도 옛날에는 술 많이 먹었는데 이제는 한모금도...양주나 몇잔 하시고 가세요. 이제 양주도 몇병 남아있지 않습니다” 눈물이 핑~ 돈다. 할아버지의 프라이버티 그리고 의사한다는 할아버지의 아들, 며느리, 이야기는 묻지도 않는다. 12층 할아버지가 나의 롤 모델이다. 어르신 존경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지금처럼 행복하세요. 그리고 힘든일 있으시면 제발 이웃 4촌 설악산 곰에게도 심부름 좀 시켜 주세요.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어른들이 계시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나무 관세음보살!

지난 봄 벚꽃 필때  영랑호의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