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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불교종단까지 정치 판? 도대체 왜이리 되었나? 1 본문

시사

불교종단까지 정치 판? 도대체 왜이리 되었나? 1

설악산곰 2023. 7. 8. 05:06

한국 불교에서 가장 큰 종단이 대한불교 조계종이다. 조계종단의 승려 수는 약 13000명이다. 그중에서 2000명가량이 선방에서 수행을 한다. 여름과 겨울, 석 달씩 산문 출입을 금한 채 하안거와 동안거에 들어간다. 알고 보면 종교계도 사람 사는 동네다. 인간사의 지지고 볶는 희로애락은 여기서도 비슷하게 흘러간다. 세속에도 정치판이 있지만, 종단에도 정치판이 있다. 국회에 해당하는 종회가 있고, 종책모임이란 이름의 정치 그룹과 계파도 있다. 세속의 정당보다는 결속력이 약해 각자의 이익에 따라서 이합집산이 더 잦은 편이다.

종책 모임끼리 정치적 동지가 되기도 하고, 또 정치적 적이 되기도 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도 잦다. 사람들은 “종단에 가서 정치나 할 거면 굳이 왜 출가했나? 그냥 세속에서 살지”라는 지적을 종종 쏟아낸다. 그런데 종교계에도 욕망이 있다. 그런 욕망이 간혹 충돌을 빚고 신문의 사회면이나 9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도 불교가 불교이게 하는 마지막 보루가 있다. 그게 바로 선방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불교 안의 수행 풍토다. 여름과 겨울 안거에 참여하는 숫자는 조계종 전체 스님 중 비록 20%가 채 안 되지만, 선방에서 가부좌를 틀고 참선하는 이들로 인해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가 된다. 다시 말해 불교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조계종이 선불교로서 숨을 쉬게 한다.

물론 선방에서 수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안거에 참가하면 여름 석 달, 겨울 석 달 사찰 문밖출입이 아예 금지된다. 밥 먹고 좌선하고 자고, 밥 먹고 좌선하고 자는 일만 되풀이 한다. 그렇게 오롯이 수행에만 전념해야 한다. 각자의 화두를 들고, 그 화두를 깨치기 위해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면서 참선에 매진한다.

이렇게 수행하는 이유가 있다. 깨달음이다. 2600년 전 인도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부처님이 깨쳤던 그 깨달음이다. 인간과 세상과 우주의 이치를 깨달아 보다 자유롭고, 보다 지혜롭고, 보다 여여(如如)하게 살기 위함이다. 인도 카필라 왕국의 왕자였다가 출가해 깨달음을 이룬 석가모니도 그랬다. (출처, 중앙일보. 글,백성호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