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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흥청망청 쓰는 건 이제 그만”...전세계 Z세대 휩쓰는 ‘프리미엄 짠테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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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 쓰는 건 이제 그만”...전세계 Z세대 휩쓰는 ‘프리미엄 짠테크’

설악산곰 2024. 2. 11. 00:13

“흥청망청 쓰는 건 이제 그만”...전세계 Z세대 휩쓰는 ‘프리미엄 짠테크’  “월세의 절반 가량을 먼저 저축하고, 대학원을 가기 위해 만든 저축계좌에도 500달러를 넣어두려고 해요.” 소셜미디어 틱톡에 한 미국의 20대 청년이 올린 영상 중 일부다. 지난 달 말 미국 블룸버그지(誌)는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소란스런 예산짜기(loud budgeting)’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돈을 가급적 쓰지 않고 모아두는 저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Z세대로 불리는 ‘소셜 네이티브(social native)’ 사이에선 최근 평소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돈을 아꼈다가 필요한 물건을 사는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가성비’를 따져가면서 물건을 사는 ‘코스파족(族)’이 늘어나는 추세다. ‘짠테크(’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단순히 안 써서 아끼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하여 재물을 모으는 재테크 방식을 뜻함)’가 한국뿐 아니라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최근 주요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짠테크’는 무조건 안 먹고 안 쓰며 돈을 모았던 과거 기성세대의 절약과는 다소 다르다. 이들은 갖고 싶은 것을 제때 갖고, 원하는 소비를 하기 위해 평소에 절약하며 돈을 모은다. ‘쓸 돈은 쓰기 위해’ 절약한다는 점에서 윗세대와 절약·소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전세계 Z세대 사로잡은 짠테크.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에선 요즘 코스파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코스파는 ‘Cost Performance’를 일본식으로 표기한 말로, 가성비를 따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일본의 Z세대는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을 일컬음)’유토리 세대(ゆとり世代·1987~2004년에 출생한 이들을 일컬음)’의 특징을 모두 갖는다. 이들은 집을 사거나 자동차를 사는 것에도 관심이 없고, 이에 따라 소비를 가급적 줄이고 무지출하는 삶에 의미를 두는 사토리 세대, 남과의 경쟁보단 개인의 느긋한 삶에 더 관심을 갖는 유토리 세대의 모습 양쪽을 다 갖고 있다. 따라서 평소엔 소비를 가급적 줄이고 살지만, 해외여행이나 취미활동엔 그래도 지갑을 연다.

일본 유통기업들도 이런 짠테크를 시작하는 소셜 네이티브 세대들을 겨냥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짠테크(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하여 재물을 모으는 것)’족을 겨냥해 양을 늘린 제품을 내놓는 식이다. 가령 일본 편의점 로손은 주먹밥이나 빵, 요구르트 등 일상적으로 많이 먹는 상품의 양을 크게 늘려서 내놓기 시작했다. 도시락과 디저트류 등 19개 품목의 양을 늘렸다. 가령 너무 듬뿍! 프리미엄 롤케이크는 기존 판매하던 롤케이크보다 생크림 양을 두 배 가량 많다. 일본 전철회사인 JR이 운영하는 편의점 ‘NewDays’도 삶은 달걀과 햄 사용량을 2배로 늘린 샌드위치 등을 내놨다.

미국에선 틱톡을 주로 사용하는 Z세대를 중심으로 ‘loud budgeting(소란스런 예산짜기)’가 유행이다. 이들은 올해 얼마나 돈을 모으고 쓸지를 틱톡에 낱낱이 공개하고 서로를 격려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과거엔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어색해하고 세부 사항을 공개하는 걸 꺼리는 문화였다면, 요즘의 Z세대는 경제적인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하고 이를 통해 지출을 줄이며 절약하는 것을 당당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Z세대 청소년들 사이에선 SNS를 중심으로 ‘bougie broke(부기 브로크), ‘de-influencing(디인플루언싱)’ 같은 말도 새롭게 등장했다. ‘’bougie broke’는 현재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일단 절약하는 것. ‘de-influencing’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이 상품을 왜 사면 안 되는지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탕비실족, 중고족, 셀프스타일링족까지, 국내서도 ‘짠테크’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추세다. 회사 탕비실 음식으로 하루를 버티는 소위 ‘탕파(탕비실 파헤치기)족’이 생기는가 하면, 모든 물건을 중고로 사고 파는 이들도 적지 않게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올해 한국에서 ‘프리미엄 짠테크’처럼 고물가로 인한 허리띠 졸라매기 소비에서 조금 더 진화한 소비행태가 주요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했던 서비스 비용을 줄일 방법을 공유하는 이들도 많다. 가령 미용실을 가지 않기 위한 셀프 커트 방법을 공유하는 것도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인기다. 반려인들 사이에선 강아지·고양이 미용을 스스로 하는 챌린지도 유행하고 있다. MZ 세대의 ‘짠테크’ 소비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78만3천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2.4% 감소했다. 1인 가구 중에는 MZ 세대에 속하는 20∼30대 미혼 직장인이 많은데, 이 같은 1인 가구의 소득 감소는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3.4%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좋은정보. 출처, 조선일보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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