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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낙엽(落葉) 레미드구르몽(Remy de Gourmont) 프랑스 시인(1858~1915) 시몬, 나무 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이 밟을 때,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벼운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이 가을 더 가..

시월 ......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 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旅程)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며칠 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 한 탓이리.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 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지고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낡은 단청(丹靑)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 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