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곰의하루
가난한 소년과 부자 집 소녀 본문
옛날 옛날 한 옛날에 가난한 소년과 부자 집 소녀가 한 마을에 살았답니다. 소년과 소녀는 소꼽장난을 하며 썩 친하게 지냈답니다. 제 짐작인데 보나마나 싸움을 몇 번했을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항상 놀던 놀이터를 나오질 않아 소녀는 외톨이가 되었답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 나오질 않아 소녀는 다른 친구와 놀게 되었답니다.
이러하던 중 십일이 좀 지나서 소년은 야웬 얼굴로 놀이터를 나왔습니다. 다른 친구와 놀던 소녀는 어찌나 반가웠는지 달려가 손목을 붙들고 말했습니다. "왜 요즘에 놀로 나오질 않았니? 라고 이때 소년은 대답했습니다. "난 요즘에 몸이 아픈데다가 밥도 먹지 못했어."라고 이때 소녀는 또 말했습니다. "아이구 바보야 입맛이 없어 밥을 못 먹었겠지 그럼 꿀이라도 먹고 나오지"라고 말입니다.
사실 이 소년은 몸이 아픈데다가 집에는 식량이 없어 결식을 했는데 소녀가 한 말을 어떻게 받아 드렸을까요? 우리 중에 누군가는 이 소년 일 수 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군가는 이 소녀 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어린 소녀가 가난한 소년의 형편을 헤아려 볼 줄모르듯 상대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헤아려보지 않고 있지는 않을까요. 우연이던 고의이던 우리는 상대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모른다는 것은 서로에게 큰 불행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징검다리는 이해라는 건널목에서 서로를 늘 의식하고 헤아려 보는 느긋한 여유를 갖고 살아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김용호 ‘영원의 양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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