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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김병기 ‘필향만리’ 後生可畏(후생가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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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後生可畏(후생가외)

설악산곰 2024. 9. 3. 02:00

김병기 ‘필향만리’ 後生可畏(후생가외).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장작이나 연탄을 땔감으로 비축할 때면 어른들은 “후생가외(後生可畏)니라, 연탄이나 장작도 늦게 들여온 놈이 위에 쌓이지 않느냐?”라고 하시며, 늦게 태어난 젊은이가 먼저 태어난 어른을 딛고 위로 올라설 수 있음을 비유로 설명했다. 후배에게 추월당하지 않고 정진할 것을 면려하는 비유였다. 지금은 우리 사회가 워낙 한자를 기피하다 보니 ‘후생가외’라는 말을 사용하기는커녕 뜻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깊은 의미가 담긴 좋은 말이니 지금이라도 익혀 사용함이 옳으리라.

후생가외! ‘시간과 체력이라는 재산을 가진 후생(젊은이)을 두려워하자’라는 뜻이다. 경쟁의 대상으로 여겨 적대시하자는 게 아니라, 젊은이에게 뒤지지 않도록 정진함과 동시에 젊은이를 격려하며 인재가 되기를 축원하자는 의미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무한경쟁 시대’ 운운하면서부터 ‘후생가외’라는 사자성어에서 후생에 대한 격려와 축원의 뜻은 사라지고 불안한 경쟁심만 늘게 된 것 같다. 불행한 시대이다. 아름다운 삶은 ‘베스트(best) 1’을 향한 줄서기가 아니라, ‘온리(only) 1’을 향한 자기완성이다. 정진을 통한 자기완성과 함께 후배에 대한 격려와 축복도 너그럽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후생가외’를 실천하도록 하자.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성철 스님의 수행자 십계*

1.무상(無上) 옛날에 잘난 모습 어데다 두고 덧없이 삼악도에 괴로움만 더해가나! 2.안빈(安貧) 누더기 더벅머리 올연(兀然)히 앉았으니 부귀니 명예니 구름밖에 꿈이로다! 3.정근(精勤) 잠오는 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찌르고도 저도 몰래 한숨 쉬며 눈물이 나네! 4.정절(貞節) 망신하고 죽는 길은 여색이 으뜸이라 천번만번 얽어 묶어 화탕지옥 들어가네! 5.인과(因果) 콩 심어 콩이 나고 그림자는 형상 따라 삼세의 지은 인과 거울에 비추는 듯 자작자수(自作自受) 하는 걸 피할 길 없네!

6.신독(愼獨) 어둔 방에 혼자서 보는 이 없다 마라! 신의 눈은 번개 같아 털끝도 못 속인다. 7.하심(下心) 온 세상이 청정한 법신인데 잘 잘못 시비함은 중생의 분별이라! 항상 겸손하라! 8.성기(省己) 내 잘못만 찾아서 언제나 참회하면 원수는 스승으로 화할 것이다! 9.이타(利他) 내 살려고 남 해침은 죽는 길이고 남을 위해 손해 봄이 우리 같이 사는 길일세! 10.회두(回頭) 무상은 잠깐이라 번뜩하고 마는데 한 생각 돌이켜서 용맹정진 않을건가! (성철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