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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산사(山寺)에서의 하루.... 대흥사(大興寺)에서의 템플스테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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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山寺)에서의 하루.... 대흥사(大興寺)에서의 템플스테이

설악산곰 2023. 4. 9. 12:41

저녁6시, 어스름한 빛이 물드는 두륜산 자락의 고요한 산사에 법고(북)·운판·목어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어 묵직한 타종 소리가 산사를 가득 메운다. 만물이 행복하고 온 세상이 평화로워지기를 기원하는 소리다. 범종의 깊은 공명음이 천년 수령의 느티나무를 감돌며 사그라든다. 법당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예불 소리와 함께 대흥사의 하루가 저문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힐링을 위해 템플스테이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수행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참선·명상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하루를 여는 새벽 예불을 시작으로 108배와 포행(산책), 발우공양(식사), 다도, 염주·연등 만들기와 같은 시간으로 채워진다. 자연에 둘러싸인 산사에서의 경험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치유·위안이 되는 이유는 뭘까.

템플스테이의 건강 포인트를 짚어본다. 번잡한 생각 멈추고 나만의 시간 짧은 체험만으로 스트레스 해소 담백한 사찰음식 위장 부담 덜어 뇌에 깊은 휴식 선사 자연의 맑고 고요함 가운데 위치한 산사는 뇌를 쉬게 하는 공간이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과 나무를 그저 바라보고, 시간을 흘려보낸다. 이런 쉼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대흥사 법은 스님은 “예불 소리를 들으며 참선과 108배, 다도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잘 쉬는 방법의 하나”라며 “휴식을 통해 내 안의 나를 발견하는 경험이 종교·언어를 넘어 위로를 주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참선은 번잡한 생각을 멈추고, 지금 내가 자리한 이 순간에 멈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조용히 차를 마시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그 자체도 참선이다. 법은 스님은 “선(깨달음)과 차가 하나임을 뜻하는 선다일미(禪茶一味)라는 말이 있다. 차를 마시는 순간도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사에서의 쉼은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뇌에 더 깊은 휴식을 준다. 뇌는 다양한 부위가 함께 네트워크로 작동하면서 신호를 해석하고 처리한다. 이 중 휴식을 취할 때만 활성화되는 뇌 부위의 연합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한다. 일하지 않을 때 의식의 초점이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 향하기 때문에 가장 초기 상태라는 의미에서 디폴트 모드라고 부른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대조군보다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연결성이 더욱 강화됨으로써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뇌가 더욱 깊은 휴식을 한다는 연구결과(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 2019)가 있다.

뇌를 충분히 쉬게 하는 것은 내 안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방법의 하나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마음을 관찰하다 보면 고요해지고, 그때 직관이 피어난다”고 했다. 법은 스님은 “사찰에서는 묵언이란 말을 많이 써 붙이는데, 말하는 것을 줄이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좀 더 가져볼 수 있다”며 “남을 흉보거나 나를 과장해 표현하거나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필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아 보면 있는 그대로 내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조언했다. 이하생략 (출처, 중앙일보 이민영 기자) 참으로 오랜만에 시원한 글.

                                                                  대흥사의 복사꽃

                                                                 대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