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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이해인 수녀님의 ‘꽃잎 한 장처럼’ 본문

좋은시

이해인 수녀님의 ‘꽃잎 한 장처럼’

설악산곰 2023. 6. 14. 03:06

                     ‘꽃잎 한 장처럼’

                                                               이해인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아픈 뒤에야, ‘전에 했던 내 위로가 혹시 건성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산 수영구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해인글방에서 8일 만난 이해인 수녀(78)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출간한 시 편지집 ‘꽃잎 한 장처럼’(샘터)으로 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을 지난달 받았다. 그는 “일상의 삶에 대한 사랑과 감사, 기쁨에 관한 내용”이라며 “힘든 사람들, 특히 아픈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대장암이 발견돼 수십 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양쪽 다리에는 인공관절을 넣었고, 류머티즘으로 몇 개의 손가락에 변형이 왔다. ‘꽃잎 한 장처럼’에도 이런 내용이 나와 있다.

―올해 가을과 수녀회 입회 60주년인 내년에도 아픈 이들을 위한 시선집을 연이어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에 아픈 분들이 많아서 병문안을 자주 가요. 기도와 함께 제가 쓴 시를 읽고, 배경 설명도 해주는데 의외로 많이들 우시더라고요. 제가 아픈 걸 아니까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나 봐요. ‘아직은 시가 주는 역할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해서…. 마침 어제도 새 책 ‘인생의 열 가지 생각’(마음산책)이 나왔는데, 위로에 관한 얘기예요.”

―내가 아픈데 남을 생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제 암 투병에 관한 시를 읽은 한 독자가 ‘항암 치료가 무서워서 안 받겠다던 어머니가 수녀님 시를 읽고 치료받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때 알았죠. 병도 축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구나. 내가 아직도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이제는 더 진심을 담아 위로해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지요.” 이하생략 (출처, 동아일보 이진구 기자)

강원도 양구 사람들은 국토의 정중앙이라서 박수근 화백. 그리고 이해인 수녀님이 그곳에서 탄생하셨다고 모임마다 자랑이시다.설악산곰도 물론 동의한다.

수국, 애기코스모스, 오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