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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나의 인생, 되 돌아보니 꼬부랑길이였구나! 본문

나의생각

나의 인생, 되 돌아보니 꼬부랑길이였구나!

설악산곰 2023. 10. 16. 03:51

나의 인생, 되 돌아보니 꼬부랑길이였구나! '길’은 사람들이 정말 자주 쓰는 흔한 말입니다. 나는 이상하게 이 한 글자 단어(單語)가 오래 전부터 참 좋았습니다. 그 어감이 입에 착 감깁니다. 긴 세월(歲月) 참 친구(親舊)처럼 다정(多情)하게 긴 여운(餘韻)을 줍니다. ‘에움길’ 이 뜻을 모르는 이도 많을 거 같습니다. ‘빙 둘러서 가는 멀고 굽은 길’ 이라는 뜻입니다. 둘레를 빙 '둘러싸다’ 는 동사(動詞) ‘에우다’에서 나왔습니다. 지름길은 질러 가서 가까운 길이고, 에움길은 에둘러 가서 먼 길입니다.

‘길’은 순수(純粹) 우리말입니다. 한자(漢字)를 쓰기 전부터 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신라(新羅) 향가(鄕歌)에도 나옵니다. 길을 칭하는 말들은 거개가 우리말입니다. 그런데 길 이름에는 질러가거나 넓은 길보다 돌아가거나 좁고 험한 길에 붙은 이름이 훨씬 많습니다. 우리 인생사(人生事)처럼 말입니다.

집 뒤편의 뒤안길, 마을의 좁은골목길을 뜻하는 고샅(길), 꼬불꼬불한 논두렁 위로 난 논틀길, 거칠고 잡풀이 무성(茂盛)한 푸서릿길, 좁고 호젓한 오솔길, 휘어진 후밋길, 낮은 산비탈 기슭에 난 자드락길, 돌이 많이 깔린 돌서더릿길이나 돌너덜길, 사람의 자취가 거의 없는 자욱길, 강가나 바닷가 벼랑의 험한 벼룻길...숫눈길’을 아시나요? 눈이 소복이 내린 뒤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그대의 첫 발자국을 기다리는 길입니다. ‘길’이란 단어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참 문학적(文學的)이고 철학적(哲學的)이고 사유적입니다.

‘도로(道路)’나 ‘거리(距離)’가 주는 어감(語感)과는 완전(完全) 다릅니다. ‘길’은 단순(單純)히 사람들이 밟고 지나 다니는 것만을 의미(意味)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길이 없다” 거나 “내 갈 길을 가야겠다”라는 표현(表現)에서 보듯 길은 삶에서의 방법이거나 삶 그 자체입니다. 영어 ‘way’도 ‘street’와 달리 같은 중의적 의미를 갖습니다. 서양(西洋) 사람들도 길에서 인생을 연상하는구나 싶어 신기(新奇)했습니다. 불교(佛敎)나 유교(儒敎), 도교(道敎) 등 동양(東洋) 사상(思想)에서의 공통적(共通的) 이념(理念)도 도(道)라고 부르는 길입니다.

우리는 평생(平生) 길 위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헤매고, 누군가는 잘못된 길로 가고, 누구는 한 길을 묵묵히 갑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도 있습니다. 탄탄대로가 있으면 막다른 골목도 있습니다. 세상(世上)에 같은 길은 없습니다. 나만의 길만 있을 뿐입니다.

프랭크 시내트라에게는 “Yes, it was my way” 였고 “I did it my way” 였습니다. 이하생략 (방초의 좋은글 옮김) 나의길은 무엇이였나? 저녁노을 산마루에서 무덤덤 혹은 회환(回還)의 속 눈물을 흘리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