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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도사(道士)승려(僧侶)는 물론 장사꾼이나 농부 될 뜻도없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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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道士)승려(僧侶)는 물론 장사꾼이나 농부 될 뜻도없다

설악산곰 2023. 1. 8. 04:12

           언지(言志) ...나의 포부를 말하다

                                                                                                  당인(唐寅·1470∼1523)

불연금단부좌선(不煉金丹不坐禪) 장생불로의단약(丹藥)도짓지 않고, 좌선도 하지 않으리. 불위상가불경전(不爲商賈不耕田) 장사도 하지 않고, 밭갈이 또한 하지 않으리. 한래사취계산매(閑來寫就溪山賣)장사도 하지 않고, 밭갈이 또한 하지 않으리. 불사인간조얼전(不使人間造孼錢)한가로울 때 산수화 그려 팔지니, 세상의 때 묻은 돈은 벌지 않으리.

도사도 승려도 되기 싫고 상인이나 농부가 될 뜻도 없다. 하고 싶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일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거다. 재물 욕심으로 사람 사이에 부대끼며 억지를 부리거나 부정도 서슴지 않는 건 헛짓거리일 뿐이다.

무명의 선비인 시인에게 남은 길은 하나, 과거시험이다. 유능한 인재에게 기회가 부여되는 거의 유일한 사회적 통로다. 하지만 당시 시인은 고약한 상황에 휘말렸다. 신동(神童) 소리를 들었던 그가 고향 쑤저우(蘇州)에서의 향시(鄕試)는 통과했지만 중앙의 회시(會試)에서는 탈락했다. 시험 주관자와 결탁하여 부정행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옥살이까지 했고 관리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에게 남은 건 독자 노선. 시서화(詩書畵)의 재능을 살려 프리랜서가 되기로 한다. 산수화를 그려 팔되, 죽어라 그림에만 매달리지는 않는다. 아등바등 ‘세상의 때 묻은 돈은 벌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않겠다(不)’는 부정을 무려 다섯 번이나 반복한다. 같은 글자의 중복을 피하는 게 한시의 정석인데 이를 과감히 뒤집음으로써 프리랜서로서의 결연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글, 이준식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그러면 이 모진 세상 어떻게 살것인가? 처, 자식은 무슨 죄(罪)가 있는가? 가난(家難)을 초월한 삶, 고고(孤高)한 시인의 자태(姿態)인가 아니면 무능의 변명(辨明)인가? 돈,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고하는 일부 위정자(爲政者) 무엇 때문에, 무엇하려고 부정부패 축재(蓄財)하려고 하는가? 정말로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아~ 그리운 고니! 이맘때면 화진포 송지호에 날아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