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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도라지꽃 이야기 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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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이야기 2

설악산곰 2024. 6. 27. 05:48

(세 개의 별을 가진 도라지꽃) 마침 주변에 도라지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도라지꽃은 6∼8월 보라색 또는 흰색으로 피는데, 별처럼 다섯 갈래로 갈라진 통꽃이 기품이 있으면서도 아름답다. 흰색과 보라색 사이에 중간색 같은 교잡이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 도라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전국의 산에서 볼 수 있으며,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하는 식물이다. 보통 40~100㎝ 자란다. 우리가 흔히 보는 도라지는 밭에 재배하는 것으로, 나물로 먹는 것은 도라지 뿌리다.

문일평은 꽃이야기 책 ‘화하만필(花下漫筆·꽃밭 속의 생각)’에서 “도라지꽃 잎과 꽃의 자태가 모두 청초하면서도 어여쁘기만 하다”며 “다른 꽃에 비해 고요히 고립을 지키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적막한 빈산에 수도하는 여승이 혼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도라지꽃을 별에 비유하는 글들이 많은데, 가만히 보면 도라지꽃에는 세 개의 별이 있다. 먼저 꽃이 벌어지기 직전, 오각형 꽃봉오리가 별 같이 생겼다. 도라지꽃은 개화 직전 누가 바람을 불어넣는 풍선처럼 오각형으로 부풀어 오른다.

두번째로, 꽃잎이 활짝 펼쳐지면 통으로 붙어 있지만 다섯 갈래로 갈라진 것이 영락없는 별 모양이다. 그런데 꽃이 벌어지고 나면 꽃잎 안에 또 별이 있다. 꽃 안쪽에 조그만 암술머리가 다섯 갈래 별 모양으로 갈라진 채 뾰족히 내밀고 있는 것이다. 도라지꽃은 한여름에 오각형으로 부풀다가 다섯 갈래로 갈라진 통꽃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도라지꽃이 개화하기 직전,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가 서양 사람들한테는 풍선처럼 보인 모양이다. 그래서 도라지의 영어 이름은 ‘Balloon flower(풍선꽃)’다.

도라지꽃이 필 때 수술 꽃가루가 먼저 터져 날아간 다음에야 암술이 고개를 내민다. 자기꽃가루받이를 피하기위한 전략이다. 해바라기도 수술 꽃밥이 먼저 터지고 하루이틀 지난 다음, 암술대가 올라와 다른 개체의 수술 꽃가루가 오기를 기다린다. 반대로 천남성과 식물들은 암술이 먼저 나오고, 소나무는 암술머리가 수술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서 같은 나무의 꽃가루가 암술머리로 옮겨지는 것을 막는다. 식물들이 이렇게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출처, 조선일보 김민철의 꽃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