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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모든 것이 부질없는 일?... 무화불성(無貨不成),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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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부질없는 일?... 무화불성(無貨不成),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

설악산곰 2024. 7. 26. 03:00

모든 것이 부질없는 일?... 무화불성(無貨不成),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  조선 숙종이 암행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충북 충주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다리 밑의 거적때기 움막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이(蝨)를 잡고 있었다. 아들이 “왕이 잡혔어요”하고 말하자 아버지가 “그래도 임금이 아니냐, 살려주거라!”라고 말했다. 숙종은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에 관심이 쏠려 움막 안으로 들어갔다. 부실하지만 식사 대접도 받았다. 숙종이 아버지의 언행과 인물을 살펴보니 여느 필부와 달리 비범해 보였다.

그래서 숙종은 그 아버지에게 과거시험을 보라고 권유했다. 그러자 그는 “무화불성(無貨不成)이라 부질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원래 이 말은 무한불성(無汗不成)으로 ‘땀이 없으면 이루지 못한다.’ 는 고사성어다. 뜻인즉, 자신은 돈이 없기 때문에 과거를 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부패하고 타락한 세태를 한탄한 것이다. 숙종은 내년 봄에 꼭 한양으로 올라와 과거를 보라고 신신당부하고 떠났다. 다음 해 그는 과거를 보러 한양에 올라왔고 과거시험 문제는 사자성어 "무한불성(無汗不成)"이 아니라 "무화불성(無貨不成)"이었다. 그는 장원급제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리 타락하고 부패한 세상이라도 제대로 된 임금을 만나면 우리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이다. ‘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무한불성은 최선을 다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 무한불성(無汗不成)! 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는가?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어난다. 비바람에 흔들리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아픔을 겪은 후에야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기 마련이다.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운도 따라오고 기적도 따라온다. 인생은 땀흘리며 최선을 다하며 살되 소풍처럼 가볍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