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곰의하루
마지막 보내고 싶은 너 본문
마지막 보내고 싶은 너 네가 떠나가는 길 모퉁에 서서 나는전해줄 말조차 잃어버린채 두 손을 가슴앞에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가슴에 얽혀 칭칭 감겨있는 낡은 기억의 끄나풀들이 길따라 풀려 나가고 까맣게 타버려 형체 조차도 알수없는 알몸이 너의 방을 기웃 거린다 마지막 보내고 싶은 너를 기쁨의 고갯마루에서 다시는 내려오게 하고 싶지 않은데 검은 바람이 불어와 빈 가슴뿐인 너의 등을 밀어 버렸다.
나 이제 눈 감은 눈도 너를 따라가고 귀 닫은 귀도 너를 따라가고 마음닫은 마음도 너를 따라 나서면 이제 다시는 이별할 이유도 없고 다시는 이별할 슬픔도 발 붇이지 못하는 곳에서 보내고 싶지 않은 너와 더불어 잡은 손 따스하게 눈빛만 바라보아도 한없이 좋겠다. 끝없이 머물렀으면 더없이 좋겠다. (글, 無 精)
새로움의 시작... 태아는 엄마의 배 속에서 인생에서 가장 평온한 시간을 보내면서 춥지도, 뜨겁지도 않은 알맞은 온도에서 포근히 떠 있습니다. 게다가 먹을 것도 걱정 없습니다. 엄마의 탯줄을 통하여 알맞게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아는 그곳에서 오래오래 살기를 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열 달이 채워지고 태아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드디어 그 시간이 찾아오면 태아와 엄마는 죽을 각오를 하고 온 힘을 다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태아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지나가는 길을 '산도'라고 합니다. 산도는 아기가 폐호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산도를 통해 태아가 나오면서 좁은 공간에서 해방되어 태아의 폐는 크게 부풀게 되고, 코나 입을 통해 갑자기 공기가 들어갑니다. 처음으로 폐에 공기가 들어오면 아기는 놀라서 무심코 그것을 뱉어내려고 하는데 이때 '응애' 하며 첫울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낯선 세상 밖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또다시 유일한 영양공급원이던 탯줄마저 끊겨버립니다. 뱃속에서 누리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난 뒤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더 넓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지금 새로운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안락하게 만들어 놓은 생각과 고집을 깨트려야 가능합니다. (사철나무 님의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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