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곰의하루
결빙(結氷)의 아버지 본문
결빙(結氷)의 아버지
이수익
어머님
제 여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 가옥 이 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 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랭이 사이로 시린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겨우 잠이 들곤 했지요.
요즈음도 추운 밤이면
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
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
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삭아
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님
오늘은 영하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
여닐곱 살 적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이승의 물로 화신(化身)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품 안에 부드럽고 여린 물살은 무사히 흘러
바다로 가라고,
꽝 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하얗게 얼음으로 엎드려 있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버지의 자식 사랑을 어머니를 청자로 하여 이야기하는 방식의 시입니다. 화자는 한강을 건너다가 꽁꽁 언 한강을 봅니다. 춥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가정 형편을 떠올리며 얼어붙은 한강의 얼음이 어린 시절 추운 외풍으로부터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아버지와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얼음이 밑의 여린 물살들이 잘 흘러가도록 얼어붙어 있다고 생각하며 추위를 막아주던 아버지의 잔등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후 자신의 아이들이 잠든 모습을 보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출처, 결빙의 아버지/ 작성자 감꽃)
설악산곰, 아버지 얼골 모름니다. 다만 경성상대 나오시고 원산 은행에 근무하셨다는 이야기만 듣고 자랐습니다. 이제 머지 않아서 아버지 옆으로 갈 나이되니 아버지 많이 그립습니다. 위의 시인은 아버지의 그리운 추억이나마 있어서 심금을 울리는 시가 창작 되었습니다. 아버지! 우리 다음 세상에서는 헤어지지 말고 오래오래 같이 삽시다. 아버지! 한번만이라도 그 이름 불러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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