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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산방(山房)에 가린달(폐월산방·蔽月山房) 왕수인(王守仁·1472∼1528) 본문

좋은시

산방(山房)에 가린달(폐월산방·蔽月山房) 왕수인(王守仁·1472∼1528)

설악산곰 2023. 3. 13. 01:39

         산방(山房)에 가린달(폐월산방·蔽月山房)

                                             왕수인(王守仁·1472∼1528)

 

산은 가깝고 달은 멀기에 달이 작다고 생각해서
이 산이 저 달보다 크다고들 말하네.
사람이 하늘만큼 큰 안목을 가졌다면
아마도 산은 작고 달은 더욱 장대해 보이리.

(산근월원각월소 山近月遠覺月小, 편도차산대어월 便道此山大於月.    약인유안대여천 若人有眼大如天, 환견산소월갱활 還見山小月便闊.)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의 크기와 높낮이는 당사자가 가진 시야의 폭에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어린아이의 시각에서는 산이 달보다 더 크게 보일수도있다. 상식 밖의 이런 판단을 하는건 산은 가깝고 달은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사람들이 ‘이 산이 저 달보다 크다’ 라고 착각하는 이유를 단순히 물리적 거리에서 찾지 않고 안목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하늘만큼 큰 시각을 가진 자라면 그 시야가 무한정 넓어서 세상 만물이 다 그 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이렇게해야 인간은 편협과 무지를 극복하고 보다 정확하게 사물의 본질에 접근 할수있다고 말 하고 싶었을 것이다.

시는 시인이 열 한살 때 조부 친구들의 요청으로 즉흥적으로 지은 작품. 이 작품에 앞서 시인은 그 자리에서 이미 시 한수를 지었는데 ‘한점 주먹만한 저 금산(金山)으로/ 물속에 비친 양주(揚州)의 하늘을 부수어 볼거나. 술 취해 묘고대(妙高臺) 달빛에 기대어 있노라니/ 옥 피리 고운 소리에 용마저 깨어 날 듯’(無題) 이라 했다. 광활한 풍광을 눈 앞에 두고 펼치는 어린 시인의 담대한 상상력이 돋 보인다. 예사롭지 않은 기개, 철학자로서의 싹수가 유별났음을 보여준다. 왕수인은 양명학(陽明學)의 비조(鼻祖)답게 본명보다는 양명이라는 호로 더 유명한 인물. 앎은 실천의 출발점이요, 실천은 앎의 완성임을 강조한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을 주창했다. (출처, 동아일보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중국 마우져둥(毛澤東) 시절 마우져둥의 친구이자 반우파(反右派) 지식인이였던 샤옌(하연夏衍)이라는 사람이 마우져둥의 인간성에 대하여 거간애첨(拒諫愛諂 직언거부하며 아부를 좋아하고), 다의선변(多疑善變 의심이 많고 변덕스러웠으며),언이무신(言而無信 말에 도무지 신의가없고), 면리장침(綿裏藏針 비단뒤에 독침을 숨겨놓은 사람)이라고 비판하였는데 혹 지금의 우리나라에 이런 정치인들이 많이 존재하는것같다. 누구인가?  한번쯤 곰곰이 살펴볼 일이다. 천재 시인 양명의 어린시절 ‘산방에 가린달’ 정말로 엄청난 시상(詩想)이 아닐 수 없다.

딸 손자의 토론토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