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설악산곰의하루

6월부터는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뀐다 2 (젊게 사고해야, 삶의 질 높아진다) 본문

좋은글

6월부터는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뀐다 2 (젊게 사고해야, 삶의 질 높아진다)

설악산곰 2023. 5. 29. 03:19

이처럼 나이에 대한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생물학적인 관점은 한계가 뚜렷하다. 각자가 생각하는 주관적 나이가 중요한 이유다. 주관적 나이는 종종 실제로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기억 능력, 수명까지 더 잘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당신의 나이는 몇 살입니까?”보다 “당신은 몇 살로 느끼십니까?”가 실질적인 질문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하버드대의 심리학자 엘런 랭어의 연구에 따르면 이른 탈모, 늦은 출산, 배우자와의 나이 차 등의 요인은 주관적 나이에 영향을 주고 건강과 기대수명에도 차이를 만든다. 즉, 젊어 보이고자 하는 욕구는 단순한 허영심이 아니다. 주관적 나이를 낮추고 건강상의 이로움을 스스로에게 가져다주려는 본능일 수 있다.

특히나 시간에 대한 관점은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에게 그간 살아온 인생 중 어느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지 물어보자. 많은 경우에 지금보다 조금만 더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한다. 80대는 70대로, 60대는 5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노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다시 2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젊은 시절이 결코 쉬운 시절도 아니고 더 행복한 시절도 아님을, 오랜 삶을 통해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금 현재의 나를 기준으로 과거를 조망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그들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젊기를 희망하는 이유는 현재 중심의 관점에서 삶을 보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에도 높은 ‘노인 행복지수’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인 2021년 초 발표된 전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는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젊은 사람들보다 더 높았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일각에선 예상치 않은 결과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심리학 연구는 보여준다. 다양한 문화에서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노인은 경험으로 인해 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능력이 성장했을 수 있다. 코로나 시절에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았던 것은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리라.

미 스탠퍼드대의 심리학자 로라 카스텐슨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경험하고 부정적인 정서를 더 적게 경험한다고 한다. 시간을 보는 관점이 미래보다 현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삶에서 사회정서적 목표를 우선시하는 성향도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 그렇게 보면 노인이야말로 ‘행복 나이’가 더 젊은, ‘행복 청년’들인지도 모르겠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정된 나이에 관한 시각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도 젊어서 해야 한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배워야 한다.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나이가 들면 쉬어야 한다’는 말도 틀린 말이다. 언제가 젊은 시절이고 언제가 노후인가.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활발한 신체 활동과 정신적, 사회적 노력을 결합하여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2023년을 맞는 떡국을 한술 뜨며 자문한다. ‘올해는 또 무엇을 배우고 또 어떤 것에 도전해 볼까!’(글,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