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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생떽쥐베리 의 미소(微笑) 본문

좋은글

생떽쥐베리 의 미소(微笑)

설악산곰 2023. 6. 26. 02:50

'어린왕자’라는 아름다운책을 쓴  안톤드 생떽쥐베리(antoine marie-roger de saint-exupery 1900-1944)는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전투기 조종사로 전투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당시 체험을 바탕으로 한 '미소 (le sourire)'라는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그 소설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난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다음 날 처형될 것이 분명하였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한 개피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겨우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에게 모든것을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창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으나 나에게 곁눈질도 주지 않았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나와 눈을 마주치려고 할 사람이 어디 있을것인가?. ​나는 그를 불렀다. 그리고는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 주십시오."하고 말했다. 간수는 나를 쳐다보고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 주려 하였다. ​성냥을 켜는 사이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무심코 그에게 미소를 지워보였다.

​내가 미소를 짓는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불꽃이 점화된 것이다 ! 나의 미소가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미소를 머금게 했던 것이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준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가 단지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인간임을 깨달았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도 그러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구 말구요." ​나는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기 아이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등을 애기했다.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과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나를 밖으로 끌어내었다. 말없이 함께 감옥을 빠져나와 뒷길로 해서 마을 밖에까지 그는 나를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는 한 마디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뒤 돌아 서서 마을로 급히 가버렸다.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준 것이었다. 웃으며 쳐다보는 하늘은 언제나 찬란하고 들풀마저 싱그러움을 더해줍니다. 웃음 가득한 얼굴의 사람을 만나면 즐거움이 더해지고,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살맛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양념이 웃음인가 생각합니다. 메마른 삶이라 짜증날 때 마다 한번 크게 웃으며 마음을 다시 다잡아 봅시다. (생떽쥐베리의 '미소' 중에서) 오늘도 아프지 마시고 웃으면서 최선으로 즐겁게 삽시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

영랑호의  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