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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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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것

설악산곰 2022. 11. 25. 04:12

103세 철학자’ 연세대 김형석(철학과) 명예교수는 가슴에 품고 사는 ‘설교 한 편’이 있다. 신학자나 목사의 설교가 아니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의 마지막 설교다. 당시 김 교수는 열일곱 살이었다. 신사참배 문제로 고민이 많을 때였다.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평양 근처의 송산리 교회에서 도산 선생의 설교를 들었다. 그는 ‘서로 사랑하라’고 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건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사랑해주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전까지 나는 그런 설교를 들은 적이 없었다. 목사님들은 주로 교회 이야기를 했으니까. 저 어른은 애국심이 있어서 기독교를 저렇게 크게 받아들였구나 싶었다. 신학자다, 장로다, 목사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 신앙에도 그릇의 크기가 있더라.”

도산의 설교는 10대였던 김형석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신앙에도 ‘그릇의 크기’가 있음을 깨닫게 했다. 그릇이 작으면 작은 신앙을 갖게 되고, 그릇이 크면 큰 신앙을 갖게 됨을 알게 했다.

마주 앉은 김 교수는 “나는 개신교 안에 있지만, 교회주의는 아니다”고 말했다. 은퇴하기 전 연세대에 있을 때 학생들로부터 종종 이런 질문을 받았다. “스님이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있는데, 왜 목사님이나 신부님이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없나요?” 그때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그 책들이 교리를 이야기하지, 인생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택권을 주라고 했다. 어려서도 그렇고, 커서도 그렇다고 했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하는 대신 “살아보니 나는 이렇더라. 너는 어떠냐?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 선택은 네가 해라.” 그렇게 자유를 주라고 했다. 아이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진짜 사랑을 모른다고 했다.

“자식이 어릴 때는 보호하는 거다. 지켜주는 거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사춘기까지는 손잡고 같이 간다. 나란히 걷는다. 스승과 제자처럼 말이다. 성인이 되면 달라진다. 아이를 앞세우고 부모가 뒤에 간다. 그때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더 좋은 것이 있다면 네가 선택해서 해라’.” 김 교수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출처, 중앙일보 박성호의 현문우답(賢問愚答))

나의 대봉감과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