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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간(奸)이란 말은 기본적으로 언(言)과 행(行)이 따로 논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 마음에 있는 바와 실제로 입 밖으로 내뱉는 바가 일치하지 않는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 풍년 들었다. 또 하나는 명(名)과 실(實)의 불일치이다. 대체로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알고서 하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몰라서 하는 부류이다. 몰라서 하는 부류는 생계형이니 따로 지적할 것이 없다.진나라 말기 환관 조고(趙高)가 2세 황제에게 했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아첨용이 아니라 겁박용이었다는 점에서 명확히 알고서도 명(名)과 실(實)의 불일치를 내세운 사례라 하겠다. 흔히 독재자들이 국민들 입을 틀어막을 때 이런 명(名)과 실(實)의 불일치를 강요하곤 한다. 미래의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난 역사를 보..

민주당의 사당화(私黨化)를 완성한 이재명 대표의 아킬레스건은 다 아는 대로 사법 리스크다. 사건 7개, 혐의 11개로 재판 4개를 받는 이 대표로선 대선 때까지 이어질 법정 이슈를 무사히 버텨낼 수 있느냐에 정치생명이 달려있다. 이 대표는 무혐의를 주장하며 문제없다고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85% 몰표를 던져주며 다시 대표로 뽑아준 것도 그 말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표는 모든 혐의가 “검찰의 창작”이자 “조작”이라고 주장한다. 윤석열 정권이 정적을 죽이려 없는 사실을 만들어냈다며 “미친 칼질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입장엔 치명적 모순이 있다. 죄가 없다면서도 정작 법원 판결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이 대표가 결백을 자신한다면 재판 전략은 정해져 ..

김안로(金安老·1481~1537), 조선 중종 때의 대표적인 권간(權奸)이다. 권간이란 처음에는 임금에게 기대어 권력을 휘둘러 대다가 점점[漸] 세력을 키워 뒤에는 임금도 쥐락펴락하는 간신배를 가리킨다. 조선 역사에서는 광해군 때 이이첨(李爾瞻)이 그런 경우였다. 권간들은 대체로 천수를 누리지 못했다. 어느 순간 임금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가 주살되기도 하고 임금을 잘못 이끌어 정권이나 나라를 무너트려 삶을 마감하기도 했다. 후자는 중국에서 진나라 2세 황제를 무너트린 환관 조고(趙高)가 대표적이고 이이첨 또한 여기에 속한다. 김안로는 전자에 속하는 경우이다. 우리 현대사에서는 차지철 경호실장이 이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그런데 김안로는 젊어서 사림이었고 연산군 말년에 문과에 장원 급제한 엘리트였다. 때..

퇴임후에도 존경받는 가장 가난한 대통령.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전 재산은 오래된 자동차 한 대였습니다. 그는 다섯 살 때 가난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지역의 제과점에서 물건을 배달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청년 시절엔 과도한 관료주의와 잘못된 정치에 대해 저항하는 삶을 삽니다. 총을 여섯 차례 맞았고 무려 13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이후 2009년 정당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게 되었고 국민들의 많은 성원을 받아 퇴임할 때가 더 높은 지지율을 받았습니다.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한번은 헤랄드 아스코타라는 사람이 직장에 출근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지갑까지 잃어버려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