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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베트남전쟁 ...기막힌 사랑이야기 본문

나의생각

베트남전쟁 ...기막힌 사랑이야기

설악산곰 2022. 11. 21. 02:20

내리는 비도 피하고 구두도 손볼겸, 한평 남직한 구두 수선방에 들어갔다. 문을 열자 나이 70을 넘은 분이 양다리가 없는 불구의 몸으로 다가와 나의 흙묻은 구두를 손보기 시작하였다. 불구의 어르신 앞에 다리를 꼬고 앉은 내 행동이 무례한 것 같아서 자세를 바로하면서 ”어르신! 힘들게 번돈 어데에 쓰시나요?“ 공손히 여쭙자 가슴에 응어리진 지난날의 긴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셨다

힘들게 번 그 돈을 한달에 한번 보내주는 곳은 부모님도 자식도 형제도 아닌 신분을 밝히지 못한채 수십년동안 보내주는 곳에 대한 사연이였다.

대대로 물려온 지긋지긋한 가난, 한마지기 땅으로 9식구가 사는 집의 장남으로 태어난 나는, 할머니와 어머니 동생등의 손을 뿌리치고 자유 평화가 아닌, 돈을 벌기위해 월남전에 지원입대하였지. 하지만 더 가슴 아픈 것은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가는 것이였어. 울며 매달리는 그 여자의 손을 잡고 약속 했었지 ‘어떤일이 있어도 살아 돌아 오겟노라고...’ 그녀가 말 하더군 ‘살아만 돌아 오라고,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고 기다리겟다고...’ 같이 마을 뒷동산에 올랐는데 작은 몸을 떨며 나를 붙잡고 얼마나 울어대던지 그리고 이삼일후 해병대에 지원입대 해서 월남에 파병되었지.

그뒤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하루하루가 그녀 그리워 지옥 같았다. 살기위하여 싸웠고 약속을 지키기위하여 죽지 말아야했지. 수 없는 전투를 힘들게 하면서 편지 왕래하던 다음해, 귀국을 앞둔 겨울 마지막 전투에서 벙커로 적의 수류탄이 떨어진거여, 생각할 여지가 없었어 떨어진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동료들의 목숨을 구했지. 눈을 떠보니 하체가 없는 불구자가 되 버린거야 통합 병원에서 겨우 살았건만 울면서 밤을 지 새우며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그 몸으로 사랑하는 여자 앞에 나설수가 없었음을 알았던거야. 고민 끝에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소식을 전하기로 했어, 그여자에게 차라리 내가 전사했다고...난 가슴이 찟어져 내리는것같아 잠도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지. 그후 불구자로 제대한뒤 3년쯤 후에 상처가 아물게 되자 난 그녀가 많이 보고싶어졌어. 그 때 그여자가 결혼 했다는 소식을 들었지.

잘살아 주기를 기원하면서 숨어서라도 딱 한번만 이라도 보려고했는데 기적처럼 어느 간이역에서 그녀를 우연히 만났지. 둘이는 벙어리가 되어 멍청히 바라보고만 있었지. 그리고 나서 그녀의 남편을 보는 순간 난 더 기가 막혔어. 그녀 남편은 나보다 더한, 양손 양다리 모두가 없는 불구자.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인 나를 월남전에서 잃었다 생각하고나와의 약속 때문에 나와 처지가 비슷한 그 남자와 결혼한 것이였어.

그 이야기를 듣고 난후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참을수가 없었지. 그 남자를 버리라고 할수도 없고, 내게 돌아와 달라고 할수도 었었던거야.

그 여자는 내 앞에서 한참을 엎드려 울더군.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해가 질 때 떠나가면서 나에게 말 하더군 ‘우리둘이 약속한 그 뒷동산의꽃을 자기 눈물로 키웠다”고, ’하지만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말없이 떠나 버렸어. 그 이후로 나는 웃으며 살아 본적이 없어. 그저 그녀와 함께했던 그 뒷동산에 올라 내 자신을 책망하며 살아 왔었지. 나는 용서를 빌며 인연의 끈을 놓기 싫어 얼마 않되지만 작은 도움을 주려고 이렇게 번돈을 그녀에게 매월 익명으로 보내고있어요....

노인은 말을 이어가면서 자꾸만 자꾸만 하늘을 바라보면서 눈물울 닦아내고 계셨습니다. 구두 수선방을 나서며 ’노인의 기막힌 사랑 이야기‘에 나의가슴에 멍이... (감동글 옮김)

나의 세대 이야기. 내 친구 황xx군! 비슷한 사연으로 월남전 참전하였다가 총알이 헬멧을 벗기고 머리를 스쳐가 구사일생으로 살았고, 헬리곱터 소리 후유증으로 난청, 이명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고엽제로 고생고생하고 ...물론 1급 국가유공자로 국가연금으로 생활하고있으나 평생을 베트남 전쟁 희생자로 살고있는 친구가 옆 동네에있다.

한달에 한번꼴로 만나면 당신 돈 많다고, 친구에게 순대국밥 한그릇 사주고 싶다고 늘 긍정적으로 살아온 친구가 몇일전 강릉 아산병원에서 평소 앓던 병명이 아닌 다른 병으로 개복수술을 하였다고... 병명도 이야기 하지않고 문병도 사절하며 말로는 아무일 아니라고 웃으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마음 웬지 불안하다. 걱정된다. 환자, 당신이 극구 문병 거부하고있으니 무리한 방문은 오히려 결례인것같기도하고... 하루빨리 쾌유되기를 두손모아 기도한다. 전쟁이란 이런 참혹한 후유증을... 설악산곰도 가슴이 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