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곰의하루
사랑에도 순번이 있었네요. 본문
사랑에도 순번이 있었네요. 어떤 사람이 ‘아마도 죽은 후에 신부님들은 입만 천당 가고, 수도자들은 귀만 가고,일반 신자들은 발만 갈 것입니다’하고 우스갯소리를 하였습니다. 신분에 맞는 삶을 산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는 것이 많거나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삶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사랑은 실천입니다.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둘 것이요,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거둘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심든지 정성껏 심어야 하겠습니다. 실행이 해답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사랑으로 해야 합니다. 사랑이 열매 맺기 때문입니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이 오랜만에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그런데 아들 집에 얼마간 머물다 보니 당신이 찬밥 신세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생고생하며 아들 교육하고 장가들여 놓았는데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이런 서운함을 지니지 말고 빨리 돌아가자 마음먹곤 메모 한 장을 남겨 놓았답니다.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집안에서 누가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가 보니까 첫 번째가 손주 녀석, 두 번째가 며느리였고 세 번째가 아들,그리고 네 번째는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였고요. 다섯 번째가 집 안에 있는 고양이였답니다. 그리고 당신은 여섯 번째인 겁니다. 그래서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귀하는 몇 번이십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모를 비롯하여 어르신을 잘 모셔야 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은 그 반대입니다. 데리고 살아야 할 아이들은 모시고 살고, 모시고 살아야 할 어른은 데리고 살아갑니다. 자식을 하늘같이 떠받치고 사니까 기본이 서지 않는 부작용도 낳습니다. 자녀들이 모심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고생시키려면 왜 낳았냐고 항의하기도 합니다. 시대가 변하긴 변한 모양입니다. 사랑에도 순번이 있답니다. (반영억 신부님 강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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