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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 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돌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 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
나는 늘 술에 취해 들어 오는 아버지가 싫어서 마침내 집을 나오고야말았다. 아버지를 닮았다는 얘기 듣고 싶지 않아, 학교 생활도 충실히 했는데 지나가는 사람에게 주정을 부리다 파출소 까지 끌려가신 아버지를 보고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친구의 자취방에서 며칠 생활 하던 나는 학교로 찾아 오신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입원 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 소식에 내가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자 어머니는 몸 조심 하라는 당부만 하신 채 하얀 봉투 하나를 내 밀고 돌아 가셨다.봉투 안에는 손 때 묻은 만원 짜리 열장과 이런 쪽지가 들어 있었다. "미안하다 아빠가 잘못 했다. " 다음날 수업이 끝난 뒤 내 발길이 닿은 곳은 아버지의 병실 이었다. 나는 문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고개를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