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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소설가 요산(樂山) 김정한 선생이 부산 서대신동에 살 때였다. 그때 선생님은 사모님과 두 분만 마당이 있고 마루가 있는 고택에 살고 계셨다. 두 분은 적적해서 개도 한 마리 키우고 있었다. 개밥 당번은 늘 사모님이 도맡았다. 그러다보니 이 견공께서 사모님에게만 꼬리를 치고 선생님 알기를 영 우습게 알았다. 선생이 어디 외출을 하고 돌아와도 마루밑에 누워서 일어 나지도 않고 멀뚱멀뚱 닭 소보듯 했다. 선생은 '조놈 봐라!' 싶었지만 유명한 교수님이 개한테 인사 안 한다고 나무랄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신문에 날 일이었다. 어느 여름날이었다. 마침 그날 사모님은 어디 볼 일이 있어 외출하고 집에는 견공과 선생님만 있었다. 그때 대문 밖에서 "개 파소!"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견공이란 놈이 그 말은 어..

4월2일 첫 번째 일요일이다. 연일 날씨는 화창하고 기온은 8‘c~ 18’c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온도이다. 이곳 설악의 벚길 (영랑호 둘레길, 동우대학진입로, 설악산입구에서 설악동까지의 설악산길) 눈이 부시다. 전국에서 오신 상춘객들, 속초 중앙어시장을 비롯하여 조금이라도 이름난 곳이면 발 디딜틈 없다. 그동안 3년간 코로나 펜데믹으로 옹크러진 심신의 발산인가? 사람사는 냄새, 너무좋다. 매사가 이런 활력으로 되살아났으면 좋겟다. 영랑호 한바퀴 돌다보니 가수 김세환의 ‘사랑하는 마음’ 이들린다. 나의 여생(餘生)도 오직 사랑하는마음으로 살수있기를 바라며 음치(音癡)도 노래를 흥얼거린다.(설악산곰)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걸/ 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걸/ 사랑의 눈길보다 정..

내 삶의 가난은 나를 새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배고품은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해주었고 나를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놓을 것 같았던 절망들은 도리어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 때문에 떨어지는 굵은 눈물방울들을 주먹으로 닦으며 내일을 향해 최선을 다하여 살아야겟다는 다짐을 했을 때 용기가 가슴속에서 솟아났습니다. 내 삶속에서 사랑은 기쁨을 만들어 주었고 내일을 향하여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행복, 사람을 믿을 수 있고, 기댈 수 있고, 약속할 수 있고,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를 주었습니다. 내 삶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기뻐할 수 있는 순간들은 고난(苦難)을 이겨냈을 때 만들어 졌습니다. 이제까지 내삶에 고맙고 감사한 나의 여자친구 그리고 이웃들에게..

술(酒)이란? 좋게 말하면 인생의 동반자요, 나쁘게 말하면 "도깨비 국물"이다. 어떻게 보면 있어서도 안될것이 생겨난 것이요. 또 어찌보면 이 매마른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생명수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인생이란 술과 여자, 그리고 노래와 춤이 잘 반죽 되어야만 사람 사는 맛이 제대로 난다. 그것이 빠지면 무심심한 삶이요, 무덤덤한 인생이다. 그러나, 술이란 잘 먹으면 백약지장(百藥之長)이요, 잘 못먹으면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꼭 알맞게 먹어야 한다. 화발반개(花發半開) 주음미취(酒飮微醉)라. 꽃도 반쯤 핀 봉오리가 아름답듯, 술도 살짝 취해야 아름답다. 여기 선인들의 술 냄새가 풍기는 그 멋진 시와 풍류를 음미해 보자.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