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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부부는 신(神)이 맺어준 배필(配匹)이라고 한다. 혀 끝에 감도는 이름이 아내이고 남편의 이름이다. 내가 원(願)하는 것을 채워주는 관계, 내가 가진 것 이상을 줄 수 있는 관계. 서로 다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만났어도 상대방을 인정하고 더블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반려자(伴侶者)이다. 장수사회가 되면서 부부관계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제는 평균수명이 길어진 만큼 부부가 50년 이상을 함께 사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거의 없던 긴 결혼 생활을 슬기롭게 유지하여야한다. 물론 아내의 날씬하던 몸매는 온데간데없고 백화점 신상품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 몸매. 패션도 뷰티도 상관없는 암닭이 되었어도 아내는 남편에게 보물(寶物)이다. 손 잡아도 두근 거림 없고 점점 잔소리는 심해가지만 영감은 할멈..

내 친모(親母)는 나를 기를 수 없었거나 기르기를 원하지 않아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버렸다. 내가 그 과거와 마주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런 과거를 인정한 뒤에 조건 없는 사랑을 믿는 게 가능할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부모님, 더 나아가 프랑스 사회에게 또다시 거부당할 이유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플뢰르펠르랭의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중에서) 설악산곰의 어머니도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버리지는 않았지만 한국전쟁 중 할머니에게 맡기고 떠나셨다. 그래서 나는 나를 키워주신 나의 은인, 나의 제2어머니, 할머니 은혜 티끝만치도 갚지못하고 저 하늘로 떠나 보낸 불효손(不孝孫)이 되고 말았다. 나는 모정(母情)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으로 살았고 사..

친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건강하시겟지요, 혹 아프신곳은 없으신가요? 만약 나이들어 부속품 낡아 불편한곳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좋은 병원 찾아서 빨리 고치시고 매일 즐겁게 웃으며 행복하게 삽시다. 옛말에도 오랜 간병(看病)에 효자(孝子) 없다고 하였습니다. 건강하게 살다가, 가족고생 안 시키고 한 순간에 간다면 그것이 곧 복 받은 것입니다. 세상걱정 한다고 크게 달라 질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면 오늘까지만 걱정하시고 내일은 즐겁게 웃으며 삽시다. 힘들다고 술에 코 박고 살수는 없는일, 아프다고 세상 맘대로 떠나 버릴수는 없는일, 원망하고 짜증내며 사는 삶은 자기만 괴로운 것이니 그냥 허~허 웃으면서 그러러니 하며 삽시다. 악몽(惡夢)을 꾸었다면 지금 바로 잊어 버리시고 내일은 내일의 ..

찰나(刹那)와 영겁(永劫)의 선택 .. 사람이 눈(眼) 깜박하는 순간(瞬間) 그 짧은 시간(時間)을 가르켜 찰나(刹那)라고 합니다. 손가락 한번 튕기는 시간을 가르켜 탄지(彈指)라고합니다. 숨 한번 쉬는 시간을 순식간(瞬息間)이라고 하는데 극히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입니다. 반면에 겁(劫)이란 낱말에 글자 하나 더붙여 헤아릴 수 조차 없이 길고 긴 시간을 말하는 것을 영겁(永劫)이라 합니다. 힌두교에서는 43억2천만년을 1겁(劫)''이라고 한답니다. 지붕의 낙수 (落水/물방울)가 집 한채만 한 바위를 뚫는 시간을 1겁(劫) 이라고 말 합니다. 잠자리가 날개짓으로 바윗돌를 닳아 없어지게 하는 시간도 1겁(劫)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엄청 긴 대단한 시간입니다. 상상(想像)조차 불가능한 시간 아니겠습니까.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