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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시사미생지전 유하상모 우사기사지후 작하경색 (試思未生之前에 有何象貌하며 又思旣死之後에 作何景色하면) 즉 만념회랭 일성적연 자가초물외유상선 (則 萬念灰冷하고 一性寂然하여 自可超物外遊象先이니라) .... 시험삼아 태어나기 이전 내 몸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해 보고, 또한 죽은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될까를 생각해 보라. 그러면 온갖 생각이 재처럼 싸늘해지고 본성은 고요해져서, 가히 스스로 물외(物外)에 초연하며 상선(象先)에서 노닐 수 있으리라.해설: 사람들이 저마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자기가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생각해 보고 또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태어나기 전의 모습이 그대로 존속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요, 죽은 뒤에도 이 모습이 그대로 존속한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추사(秋史) 김정희... 유배지에서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세한도(歲寒圖)를 그리는 밤 오늘따라 대정 바다는 참으로 고요합니다.부인. 지난 달 초사흘 가복을 통해 보내주신 서책과 편지를 이 달 하순 늦게야 반가이 받아 읽으며, 이순 나이에도 천 리 뭍길과 천 리 물길 큰 바다를 건너온 그리운 묵향 내음에 그만 울컥 눈물이 솟아올라 한참이나 바다에 나가 망망한 제주바다 끝을 바라보며, 그 끝 너머 지붕과 흰 옷 입은 사람들과 낯익은 길들이 하마 뵐까 돋움발을 하며 오래오래 서 있었습니다.대저 그리움이란, 불시에 찾아와 대정마을 마른 풀 한 포기, 버려져 잠든 돌멩이 하나 남김없이 흔들어 깨워 윙윙윙 울리다가 바다로 달아나는 붙잡을 수도 없는 무형의 저 겨울 바람만 같아, 문득문득 지난날들이 찾아올 때면 참으려..
아버지의 돈 훔친 아들? 무죄(無罪)..친족상도래(親族相盜例)규정. 2015년 경찰이 아버지가 숨겨놓은 거액을 훔쳐 달아난 18세 아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았다. 아버지가 번 돈을 은행에 넣지 않고 창고 라면 박스에 보관하는 것을 알고 1억여원을 훔쳤다. 그 돈을 오토바이, 옷 등을 사고 술을 마시며 탕진했다. 경찰은 아들을 이틀 만에 붙잡았지만 처벌하지 못했다. 친족 간 재산죄는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규정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우리 형법 328조는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동거 친족, 동거 가족 등 사이에서 벌어진 절도 사기·횡령 등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법이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게’ 한 것이다. 71년 전인 1953년 형법 제정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