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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소년유(少年遊) 주방언(周邦彦·1056∼1121) 병도여수(幷刀如水) 오염승설(吳鹽勝雪) 섬지파신등(纖指破新橙) 금악초온(錦幄初溫) 수향부단(獸香不斷) 상대좌조신(相對坐調笙) 저성문( 低聲問) 향수행숙(向誰行宿?) 성삼이삼경(城上已三更) 마활상농(馬滑霜濃) 불여휴거(不如休去) 직시소인행(直是少人行) 물빛처럼 번뜩이는 병주(幷州) 과도, 눈보다 고운 오 지방 소금, 갓 익은 귤을 까는 섬섬옥수. 비단 장막 안은 이제 막 따스해지고, 향로에선 쉼 없이 향훈이 번지는데, 마주 앉아 여인은 생황(笙簧)을 연주한다. 낮은 목소리로 묻는 말. “오늘 밤 어느 곳에서 묵으실는지? 성안은 이미 야심한 삼경, 서릿발에 말이 미끄러질 터니 차라리 쉬었다 가시는 게 좋겠어요. 길엔 나다니는 사람도 드물답니다.” 시(詩)가 ..

문득 그리운 사람 있거든 이준호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너무도 쓸쓸한 일이다 가슴 속까지 뻔히 들여다보고 물살처럼 빠져나가는 외로움을 작은 가슴 하나로 받아내는 일은 때론 눈물에 겨운 일이다 하염없이 흐드러지며 눈앞을 내뒹구는 햇살 몇 줄기에도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무심코 불어오는 찬 바람에도 몸서리치게 추운 것이기에 어쩌면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무모한 오만인지도 모른다. 그리워할 수 있을 때 그리워해야 한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한다 다하지 못한 말 언저리 깊게 배어내어 주절주절 뱉어도 내어야 한다 가슴 시리도록 허전해 오면 목놓아 이름도 불러보고 못 견디게 보고픈 사람은 찾아도 보아야 한다 가끔은 무작정 달려가 부등켜 안아도 보고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

12월 대지는 꽁꽁, 그러나 마음만은 포근 녹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모진 마음 거치른 마음 꽁꽁 얼어붙은 마음, 마음들이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차가운 마음이 따뜻하게 냉정한 마음이 포근하게 마음들이 어울려 졌으면 좋겠습니다. 오직 좋은 쪽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지 못했던 문을 열고 굳게 닫아버린 마음을 보이면서 마냥 환한 미소로 마주보면서 번져 나오는 입술에는 고운 빛의 소리가 울려 펴지고, 서로 상처 주는 말보다 서로 상처받는 마음보다 어루만져 주고 토닥거려 주며 격려하는 마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2월은 그렇게 마무리 할 수 있는 날로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연말 연시에 먼저 다가가서 화해하고 먼저 손 내밀어 화합하는 그런 모습들로 살았으면 좋겟습니다. (김경빈) 12월 임영조 올 데까지 ..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이해인 한 순간을 만났어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매 순간을 만났어도 잊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필요로 할 때, 날 찾는 사람도 있고, 내가 필요로 할 때, 곁에 없는 사람도 있다. 내가 좋은 날에 함께 했던 사람도 있고, 내가 힘들 때 나를 떠난 사람도 있다. 사람의 관계란 우연히 만나 관심을 가지면 인연이 되고, 공을 들이면 필연이 된다. 얼굴이 먼저 떠오르면 보고 싶은 사람이고, 이름이 먼저 떠오르면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 외로움은 누군가가 채워 줄수 있지만, 그리움은 그 사람이 아니면 채울 수가 없다. 괜찮은 척하며 사는 거지 이해인 사람들은 제 각각 괜찮은 척하며 살아가는 거지,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프지 않은 척하며 살아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