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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한걸음 떨어져서 가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계절마다 바뀌는 만물의 색깔은 사람의 마음까지도 바꾸어 놓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불과 몇 개월 지난 것이 헌 것으로 변해서 그냥 거저 준다고 해도 외면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웬만큼 정신 차리지 않고는 변하는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 세상 따라갈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제 멋대로 가게하고 나는 잠시 짬을 내어 나의 영혼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쉬어 가도록해요. 세상을 앞서 보내고 몇 걸음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급한 것은 내가 아니고 세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나는 천천히 가도 되지만 세상은 자기 속도를 멈출 수 없는 것이랍니다. 세상은 그재로 보내..
하루를 살며 행복을 느낄 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웃음으로 ‘사랑합니다’라고 다정하게 웃어줄 때일 것입니다. 그러나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나려 준비하는 모습을 바라 보는 일입니다. 가끔 인생이란 길을 걷다 슬픔을 만날 때 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자신을 그릇되게 비유를 하지만, 기쁨을 만날 때에는 덧없는 삶의 희로(喜怒)를 느끼며 한 순간이라도 그 기쁨에 살길 바라는 욕심(慾心)을 가지게 됩니다.삶에 욕심을 품게 되면 사랑과 기쁨이 후회를 품고 어제의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삶에 욕심을 버릴 때 아픔과 슬픔이 따스한 행복(幸福)의 아름다운 그림자가 된다는 소중한 이치(理致)를 잊게 됩니다.불행(不幸)으로 저물어가는 자신의 삶을 발견할 때, 가장 먼저 버..
어떤 묘비의 글 (The words written on a tombstone). 서양인들의 묘지는 한국처럼 저 멀리 산에 있는 게 아니라 동네 가운데 혹은 성당 뜰에 있습니다. 거기 가지런히 줄 지어 서 있는 묘비 에는 앞서 간 이에 대한 추모의 글이나 아쉬움의 인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한 사람이 묘지를 돌며 묘비에 쓰여진 글을 읽다가 어떤 묘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묘비의 글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글은 단 세 줄이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 순간 웃음이 터졌습니다. 두 번째 줄이 이어졌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곳에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이 글을 읽자 그는 '이게 그냥 재미로 쓴 것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세를 가다듬고 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