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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곰의하루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에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플라자 호텔, 입시를 마친 딸에게 청소년 시절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며 꿈꾸던 뉴욕 여행을 선물한 부모가 당연하다는 듯 고마워하지 않는 딸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는 지인의 말을 들었다. 이 오랜 고민의 레퍼토리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인물은 셰익스피어의 주인공 ‘리어왕’으로 그는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뱀의 이빨보다 날카롭구나!”라는 말로 자신의 분노를 표현했다. 사랑과 미움이 얼마나 강력히 연결되어 있는지는 최근 부쩍 늘어난 이혼 예능의 법정 싸움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장 맹렬한 안티 팬은 한때 그를 사랑했던 팬이다.보너스를 받은 직원들의 입에서 “너무 적다!”란 불평이 아니라 “어차피 세금으로 나가는 건데 생색을 낸다!”는 말을 ..
기초생활수급자로 수년간 단칸방을 전전해 온 양옥모 할머니(81). 증조부부터 아버지까지 3대에 걸친 독립운동 명문의 후손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가벽으로 단칸방과 구분해 놓은 거실에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여름도 한풀 꺾였다는 인사말을 쉽게 꺼내려다가 멈칫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집에선 선풍기 하나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더위에도 환기가 쉽지 않아서, 할머니는 인터뷰 중에 집 문을 살짝 열어놓으셨습니다.3대째 독립운동, 아버지 얼굴도 제대로 못 봐... 지금과 달리 할머니 집안은 한땐 양평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부호였습니다. 가세가 기운 건 1919년 3‧1 운동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증조부부터 아버지까지 모두 독립운동에 몸을 내던진 시점입니다. 주변 증언 등을 토대로 하면, 조부 양건..
지금은 아니지만 그 때는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아빠였다. 시작은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친구에게 건다는게 그만 엉뚱한 번호를 눌렀다.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여보세요” “아빠~?” 아마도 내 딸 현정이와 비슷한 또래로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는 여자아이 목소리였다. “넌 아빠 번호도 모르니? 저장이라도 하지!” 괜히 내 딸 같아서 핀잔을 준 건데 ... “아빠 바보... 나 눈 안 보이잖아!” 순간 당황했다. ‘아! 장애있는 아이구나' “엄만 요 앞 슈퍼가서 대신 받은 거야. 아빠 언제 올거야?” 너무 반기는 말투에 잘못 걸렸다고 말하기가 미안해서... "아빠가 요즘 바빠서 그래” 대충 얼버무리고 끊으려 했다. “그래도 며칠씩 안 들어오면 어떡해? 엄마는 베개싸움 안 해 준단 말야.” “미안..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몸이 힘들고 마음에 아픔도 많지만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다 보니 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인생길이 순탄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가시밭길 많지만 그때마다 내 삶의 길섶에서 따뜻하게 손잡아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 인생길이 순탄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이름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실패와 유혹도 많지만 그때마다 '안 된다'하고 일어선 내 이름이 얼마나 귀한지를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모습이 건강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눈물 흘릴 때도 있지만..